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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재활원 "김동욱" 공익요원 체험수기(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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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알재활원 작성일12-12-06 11:13 조회6,3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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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들어오다
 
                           
 
밀알재활원 김 동 욱
 
 
 
특이하다.
2010년 5월 나는 현역 운전병 주특기를 자원하여 친구와 함께 102보충대로 입소를 하게 되었다. 즐거운 대학생활과 친구들과 지내는 소중한 시간을 끝내고 생소하고 낯설은 보충대에 입소한 나는 혼란스럽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며 군복무 이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입소 3일째 되던 날 나에게는 퇴소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퇴소 이유는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정상인보다 10배 이상 높아 정상적인 훈련소 생활이 힘들 것 같다는 군의관의 설명과 함께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퇴소를 해야만 했다. 그 이후로 2년 동안 총 4번의 재검을 받으며 마지막 검사에서 4급 보충역을 받으며 공익근무요원으로써 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섞이다.
2012년 4월 30일. 이 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작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된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원한 곳은 밀알 재활원. 재활원이라고
해서 다친 사람들을 재활해주는 센터인줄 알고 왔지만 이곳은 장애인분들이 숙식을 하고 일을 하는 그런 곳 이였다.
복무 전에는 관심도 없었고 잘 볼 수 없었던 장애인분들이 생활하는 곳이라 적응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같은 말을 반복 하시는 분, 소리를 지르시는 분, 같은 행동을 취해보라고 하시는 분.. 처음 접해보는 상황들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퇴근 후 9시에 잠드는 것은 기본이고 무거운 몸으로 일어나 생활하는 것이 일부가 되었다. 봉사 전문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아니고는 언제 장애인분들을 돌봐주고 말상대를 해주며 식사를 도와드리고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는 일들을 해보겠는가? 그러나 이 힘든 상황 속에서 나에게 적응을 그나마 쉽게 해준 것도 장애인 분들이었다. 꾸밈없고 거짓 없이 우리를 대하는 모습, 언제나 밝고 일관된 모습으로 또는 순수한 아이 같은 장난스러움 덕분에 내가 적응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장애인분들과는 엮이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인생에 아주 조금씩 자연스럽게 그들이 들어오고 섞이게 되었다.
 
시작하다.
조금씩 적응을 할 때 쯤 근무지에서 하는 최대 행사 바자회(밀알 문화 나눔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직은 서먹서먹한 2명의 공익근무요원과 함께 문화 나눔 축제 준비를 열심히 하였다. 물품들은 후원이 들어온 질 좋은 제품 등을 문화 나눔 축제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나눔행사였다.
밀알 일터에서 만든 것들과 양계장에서 닭을 키워 달걀도 팔고 직접 커피도 만들어 파는 것을 보고 재활원이 그냥 숙식을 제공하고 돌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장애인들을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란 것을 알았다.
이것저것 배우고 물건들을 어디에 두어야 되고 그것들이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일을 해야 되는지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정신이 없고 허둥지둥 될 때 친절하게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이 문화 나눔 축제 덕분에 행정 지원팀 이였던 나는 다른 팀 선생님들과 가족분들을 조금씩 알아 가는 공익근무요원으로써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바뀌다.
처음으로 야외로 지원(춘천 사회복지대회) 을 나갔을 때 이야기이다.
소수를 제외하고 나와 장애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장애인은 할 수 없어’ 이처럼 장애인 이니까 못한다 라는 생각이 많이 박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춘천 사회복지대회에 지원을 나가면서 이러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사회복지 대회라고 하여 운동장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하는 운동회처럼 생각을 했지만 춘천 문화 예술 회관에서 진행된 사회복지 대회는 무대에서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는 형식의 대회였다.
솔직히 별 관심이 없던 나는 가족들 돌보는 일에만 집중을 했고 대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 생각은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 확 바뀌었다.
물론 비장애인들이 하는 공연들에 비해서는 많이 어설프고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춤, 노래, 핸드 벨, 악기 연주, 난타 등 아름답고 멋있는 공연들이 펼쳐졌다. 비장애인들도 하기 힘들고 맞추기 힘든 단체 군무들과 서로서로 입을 맞춰야 하는 화음이 들어가 있는 노래, 자기 순서를 확실히 알고 흔들어야 하는 핸드 벨 공연, 악기 연주들이 펼쳐지는 순간 내 머릿속에 들어 있던 장애인에 대한 사고방식 ‘장애인은 할 수 없어’ 가 아닌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할 수 있어’로 180도 바뀌게 되었다.
중간 중간에 상품 추첨을 하는데 장애인 가족분 중 한분이 우리한테는 상품을 왜 안주냐며 나가서 빨리 상품을 달라고 하는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함께하다.
뜨거운 햇살과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던 여름. 처음 접해보는 것들과 더운 날씨에 허덕이며 지쳐 있을 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여름캠프라는 하나의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3개의 팀으로 나눠 캠프를 떠나게 되었는데 다른 2개의 팀은 1박2일 캠프였지만 내가 속한 팀은 중증 장애인 가족분들과 함께 가는 캠프여서 당일치기 캠프였다. 출발 당일 들뜬 마음을 안고 꿀 같은 캠프를 떠났다. 두 시간 조금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꽤 멋있는 성당. 그곳엔 숙식을 할 수 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마당도 있었다. 장애인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은 뒤 향한 곳은 맨손으로 송어를 잡을 수 있게 해놓은 양식장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비도 조금씩 오는 상황 이였지만 나와 가족, 선생님들은 5마리의 송어를 잡기위해 과감히 물속에 뛰어 들어가 재빠른 송어를 잡기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30분 남짓 물속에서 노력한 결과 우리는 5마리의 송어를 모두 잡을 수 있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서 먹었다. 물놀이를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지 않고 태풍이 지나간 후라 물이 많이 불어 있어서 가장자리에서 발만 담그고 사진을 찍고 다시 재활원으로 돌아왔다. 주된 업무가 행정지원이라서 장애인 가족분들과 친해질 계기가 없었는데 캠프를 통해 장애인 가족분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은 캠프였다.
몇 주 전 나는 “ 꿈꾸는 T - House ” 프로그램 지원을 맡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두 번(화요일, 목요일) 춘천 가톨릭 신협에 자리를 빌려 그곳에서 장애인 가족 3명과 함께 커피를 파는 프로그램이다.
커피를 파는 것이 자판기 커피가 아니라 직접 원두를 사고 그것을 갈아서 커피를 내리고 주문받은 커피에 맞게 제조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장애인 가족 3명은 각각 맡은 작업들이 있는데 그 작업들을 착실히 하고 성실히 하는 것을 보니 정말 놀라웠다.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장애인분들도 저렇게 일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장애인들도 사회적 약자가 아닌 사회에 포함되어 일을 하고 그 일에 대한 보수를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주변에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이 보여 우리나라도 지금보다 더욱 더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고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점점 더 다가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생각하다.
내가 훈련소 입소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지 벌써 7개월이 되었다.
아직은 소집 해제까지 많은 기간이 남았지만 순식간에 7개월이 지나간 느낌이다. 먼저 근무하던 선임 공익근무요원들과는 재활원에 들어온 시기가 많이 차이나 지금은 재활원에서 근무를 제일 오래한 사람이 되었다.
남들과는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군 복무를 이행중이지만 이것 또한 군복무의 일종이니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 하고 있다.
2년이라는 짧다고 생각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동안 재활원에서 장애인 가족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내 인생에는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현역으로 복무를 했다면 장애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하고 대처해야하며 같이 생활해 나가야 되는지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니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비록 남들보다 많이 늦게 시작한 군복무이지만 2년이라는 시간을 헛되게 보낼 수 없고 이쪽에서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사회에서 공익근무요원이 저지른 잘못들로 인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공익근무요원이라고 하면 군복무 편하게 한 사람으로 보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나부터라도 충실히 근무를 해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들이 사라지고 공익근무요원이라고 무시하는 생각들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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